1. DB 스케일링은 왜 항상 커넥션을 끊었나
운영하다 보면 이런 새벽을 한 번씩 겪는다. 배치가 몰려서 CPU가 90%를 치고, 인스턴스 타입을 한 단계 올리기로 한다. 그런데 RDS 인스턴스 클래스 변경은 결국 재시작이다. Multi-AZ면 스탠바이를 먼저 올리고 페일오버로 넘기니 다운타임은 짧아지지만, 그 순간 기존 TCP 커넥션은 전부 끊긴다. 애플리케이션 로그에는 이런 게 우수수 찍힌다.
org.postgresql.util.PSQLException: An I/O error occurred while sending to the backend.
Caused by: java.net.SocketException: Connection reset
# 또는 Node.js pg
Error: Connection terminated unexpectedly
at Connection.<anonymous> (/app/node_modules/pg/lib/client.js:132:73)
문제는 단순히 "잠깐 끊겼다"가 아니다. 커넥션 풀이 죽은 커넥션을 붙잡고 있으면 요청마다 타임아웃까지 기다리고, HikariCP 같은 풀은 재검증하며 몰려드는 신규 연결로 max_connections를 다시 때린다. 끊김 자체보다 그 뒤에 오는 커넥션 스톰이 진짜 장애다.
그래서 이번에 화제가 된 Databricks Lakebase(Neon 기반) 글이 눈에 들어온다. 요지는 이렇다. 실행 중인 VM의 CPU와 메모리를 조정해서, 데이터베이스 연결을 끊지 않고 용량을 늘리거나 줄인다. 그리고 Neon의 프로덕션 데이터베이스는 평균적으로 월 32,016회, 약 81초마다 컴퓨트 크기가 바뀐다고 한다. 재시작 없이 1분 20초마다 사이즈가 변한다는 뜻이다.
월 3만 회라는 숫자가 왜 중요하냐면, 우리가 RDS에서 인스턴스 타입을 바꾸는 빈도를 생각해보면 된다. 잘해야 분기에 한 번, 그것도 변경 작업 공지 띄우고 새벽에 한다. 스케일링이 "이벤트"인 세계와 "상시 동작"인 세계는 운영 모델 자체가 다르다.
2. 컴퓨트-스토리지 분리와 핫 리사이즈의 원리
스토리지를 떼어내면 컴퓨트가 가벼워진다
Neon 아키텍처의 출발점은 컴퓨트와 스토리지의 분리다. 전통적인 Postgres는 하나의 프로세스가 WAL도 쓰고 데이터 파일도 로컬 디스크에 관리한다. 그래서 인스턴스를 바꾸려면 데이터가 붙어 있는 디스크를 새 인스턴스에 재부착하거나 복제본으로 넘겨야 한다. 이 과정이 곧 재시작이다.
컴퓨트-스토리지가 분리되면 Postgres 프로세스는 WAL을 스토리지 계층으로 흘려보내고, 페이지가 필요하면 스토리지에서 받아온다. 컴퓨트 노드는 상태를 거의 안 들고 있는 "계산기"에 가까워진다. 상태가 적으니 크기를 바꾸는 비용도 작다.
비유하자면 이렇다. 기존 RDS는 집 안에 창고가 붙어 있는 구조라 집을 넓히려면 이사를 가야 한다. 분리 구조는 창고가 별도 건물이라 사는 집만 방을 하나 더 트면 된다. 짐을 옮길 필요가 없다.
CPU 핫플러그와 메모리 벌루닝
여기서 "재시작 없이 CPU/메모리를 바꾼다"는 게 마법은 아니다. 리눅스와 하이퍼바이저에 원래 있던 기능이다.
CPU 핫플러그: 리눅스 커널은 실행 중에 CPU를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다. VM에 vCPU를 미리 붙여두고 필요한 만큼만 online으로 올리는 방식이다. 컨테이너/VM 안에서 직접 확인해보자.
$ ls /sys/devices/system/cpu/
cpu0 cpu1 cpu2 cpu3 online offline possible present
$ cat /sys/devices/system/cpu/online
0-1
$ cat /sys/devices/system/cpu/possible
0-3
# 루트 권한이 있다면 온라인 전환 (실습용 VM에서만)
$ echo 1 | sudo tee /sys/devices/system/cpu/cpu2/online
1
$ cat /sys/devices/system/cpu/online
0-2
possible은 4개인데 online은 2개다. 이게 핫플러그가 동작하는 모습이다. 프로세스는 죽지 않고, 커널 스케줄러가 쓸 수 있는 코어만 늘어난다.
메모리 벌루닝: 게스트 VM 안에 "풍선" 드라이버를 두고, 호스트가 메모리를 회수하고 싶으면 풍선을 부풀려 게스트 메모리를 점유한다. 반대로 게스트에 메모리를 더 주고 싶으면 풍선을 수축시킨다. VM 자체를 재부팅하지 않고 실효 메모리를 조절하는 고전적인 기법이다.
Lakebase/Neon이 이 두 가지를 어떤 방식으로 조합하고, 어느 수준까지 자동화했는지의 세부 구현(예: 오토스케일러의 판단 주기, 상한/하한 계산 로직)은 공식 문서 확인이 필요하다. 다만 큰 그림은 "Postgres 프로세스는 그대로 두고, 그 아래 자원만 갈아끼운다"이다. TCP 소켓이 유지되니 커넥션이 안 끊긴다.
Postgres 쪽 제약도 같이 봐야 한다
여기가 실무자가 놓치기 쉬운 지점이다. VM 메모리가 늘어났다고 Postgres가 자동으로 그만큼 쓰는 건 아니다. shared_buffers는 서버 재시작이 필요한 파라미터다.
postgres=# SELECT name, setting, unit, context FROM pg_settings
postgres-# WHERE name IN ('shared_buffers','work_mem','max_connections');
name | setting | unit | context
-----------------+---------+------+------------
max_connections | 100 | | postmaster
shared_buffers | 16384 | 8kB | postmaster
work_mem | 4096 | kB | user
(3 rows)
context가 postmaster면 재시작이 필요하고, user면 세션 단위로 바꿀 수 있다. 즉 메모리를 늘려도 즉시 이득을 보는 건 OS 페이지 캐시와 work_mem/정렬 작업 쪽이지, shared_buffers가 실시간으로 따라 커지는 건 아니다. Lakebase가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공식 문서 확인 필요. 어쨌든 "메모리 오토스케일 = 모든 메모리 파라미터 자동 확장"이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
3. 실무 관점: 트레이드오프, 함정, 그리고 대안
81초마다 스케일링된다는 게 운영에 주는 의미
월 32,016회라는 숫자를 뒤집어 보면 몇 가지가 드러난다.
- 워크로드는 원래 들쭉날쭉하다. 우리가 고정 인스턴스로 운영할 때는 피크에 맞춰 사이즈를 잡고 나머지 시간은 놀린다. 그 낭비가 이 숫자만큼 존재했다는 뜻이다.
- 스케일링이 흔해지면 알람 설계가 바뀐다. "인스턴스 리사이즈 발생" 같은 이벤트 알람은 의미가 없어진다. 대신 "스케일 상한에 붙어 있는 시간 비율", "스케일 요청 실패율"을 봐야 한다.
- 비용이 시간 단위가 아니라 초/분 단위로 움직인다.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 상한을 반드시 걸어야 한다.
흔한 함정 1: 커넥션은 살아있는데 쿼리가 느려진다
커넥션이 안 끊긴다는 건 좋은데, 그게 곧 "SLA가 보장된다"는 뜻은 아니다. 스케일 업이 실제로 반영되기까지의 지연 동안 쿼리는 여전히 자원 부족 상태다. 트래픽이 계단식으로 튀는 워크로드(광고 집행, 푸시 발송, 티켓 오픈)에서는 스케일링이 따라오기 전에 이미 타임아웃이 난다.
ERROR: canceling statement due to statement timeout
CONTEXT: SQL statement "SELECT ... FROM orders WHERE ..."
# 애플리케이션 쪽
HikariPool-1 - Connection is not available, request timed out after 30000ms.
대응은 뻔하지만 확실하다. 예측 가능한 피크는 사전에 최소 용량을 올려두는 프리워밍을 하고, 오토스케일링은 예측 못 한 변동을 흡수하는 안전망으로 쓴다. 이건 Aurora Serverless v2에서도 똑같이 하던 일이다.
흔한 함정 2: 스케일 투 제로와 콜드 스타트
컴퓨트-스토리지 분리의 부산물이 스케일 투 제로다. 아무도 안 쓰면 컴퓨트를 아예 내려버린다. 개발/스테이징 환경에서는 비용이 극적으로 줄지만, 첫 요청이 콜드 스타트를 맞는다.
psql: error: connection to server at "ep-xxxx.region.aws.neon.tech" (10.0.0.1), port 5432 failed:
Connection timed out
Is the server running on that host and accepting TCP/IP connections?
여기서 자주 나오는 실수가 커넥션 타임아웃을 2초 같은 값으로 짧게 잡아둔 경우다. 헬스체크나 라이브니스 프로브가 이 짧은 타임아웃으로 DB를 찌르면, 콜드 스타트 한 번에 파드가 재시작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생긴다. 스케일 투 제로를 쓰는 환경에서는 커넥션 타임아웃을 넉넉히 잡고, 프로브에서 DB 의존성을 빼는 게 낫다. 실제 콜드 스타트 소요 시간은 플랜과 리전에 따라 다르므로 직접 측정해야 한다.
흔한 함정 3: 커넥션이 안 끊긴다고 풀 설정을 방치
오히려 반대다. 컴퓨트가 작아지면 max_connections 여유도 작아질 수 있다. 커넥션이 유지된다는 이유로 애플리케이션이 수백 개 커넥션을 붙잡고 있으면, 스케일 다운이 막히거나 아래 에러를 본다.
FATAL: remaining connection slots are reserved for non-replication superuser connections
FATAL: sorry, too many clients already
Postgres에서 커넥션은 프로세스 하나다. 커넥션 수 자체가 메모리 압력이 된다. 서버리스/오토스케일 Postgres일수록 PgBouncer 같은 풀러를 앞에 두는 게 필수에 가깝다. 트랜잭션 풀링 모드 기본형은 이렇다.
[databases]
app = host=ep-xxxx.neon.tech port=5432 dbname=app
[pgbouncer]
listen_port = 6432
auth_type = scram-sha-256
auth_file = /etc/pgbouncer/userlist.txt
pool_mode = transaction ; 세션 상태 안 쓰는 경우만
max_client_conn = 2000
default_pool_size = 25 ; 실제 DB로 나가는 커넥션 수
server_idle_timeout = 60
주의할 점. pool_mode = transaction에서는 세션 레벨 기능이 깨진다. SET으로 세션 변수 잡기, prepared statement, advisory lock, LISTEN/NOTIFY, 임시 테이블이 대표적이다. JDBC를 쓴다면 prepareThreshold=0을 붙이거나 드라이버 설정을 맞춰야 한다. 안 그러면 이런 게 나온다.
org.postgresql.util.PSQLException: ERROR: prepared statement "S_1" does not exist
풀러 상태는 관리 콘솔로 바로 확인된다.
$ psql -p 6432 -U pgbouncer pgbouncer -c "SHOW POOLS;"
database | user | cl_active | cl_waiting | sv_active | sv_idle | pool_mode
----------+------+-----------+------------+-----------+---------+-----------
app | app | 180 | 12 | 25 | 0 | transaction
pgbouncer| pgbouncer | 1 | 0 | 0 | 0 | statement
cl_waiting이 계속 쌓이면 default_pool_size가 모자라거나 뒤쪽 DB가 느린 것이다. 오토스케일 환경에서는 후자일 확률이 높으니 스케일 상한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RDS·Aurora Serverless v2와 비교하면
정리하자면 이렇게 갈린다.
- RDS 인스턴스 클래스 변경: 재시작/페일오버 동반. 커넥션 끊김 확정. 변경은 이벤트성.
- Aurora Serverless v2: ACU 단위로 용량을 조절하며 커넥션을 유지한다. 스토리지 분리 아키텍처라는 점도 비슷하다. 다만 Aurora 특유의 클러스터 모델과 과금 구조를 따라간다.
- Lakebase/Neon: VM의 CPU·메모리를 직접 핫 리사이즈하고, 스케일 투 제로까지 간다. 브랜칭 같은 개발 워크플로우 기능이 따라붙는 것도 특징이다.
"어느 쪽이 더 빠르다/싸다"는 각자 워크로드와 리전, 요금제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두 제품의 최신 스케일링 지연 수치나 ACU 단가 비교는 각 벤더 공식 문서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커넥션을 유지한 채 용량을 바꾸는 것"이 이제 특수 기능이 아니라 기본 기대치가 됐다는 점이다.
도입 전 체크리스트
- 애플리케이션이 커넥션 재시도 로직을 갖고 있는가. 오토스케일이 커넥션을 지켜준다 해도 네트워크는 언제든 끊긴다.
- 커넥션 풀 최대치를 DB의
max_connections대비 안전하게 잡았는가. (앱 인스턴스 수 × 풀 사이즈를 계산해보자.) - 스케일 상한을 걸었는가. 비효율 쿼리 하나가 상한까지 밀어올리면 비용 사고다.
- 헬스체크 타임아웃이 콜드 스타트를 견디는가.
- 규제 산업이라면 리전·데이터 거주 요건을 만족하는가. 국내 서비스는 리전 위치와 망분리 요건을 먼저 확인하는 게 순서다.
- 기존 확장(pg_stat_statements, PostGIS 등) 지원 여부. 이건 반드시 공식 문서에서 확인해야 한다.
4. 정리
한 줄 요약: Lakebase Postgres는 컴퓨트-스토리지 분리 구조 위에서 실행 중인 VM의 CPU·메모리를 핫 리사이즈해, 커넥션을 끊지 않고 용량을 조절한다. Neon 기준 평균 월 32,016회, 약 81초마다 일어난다.
누가 쓰면 좋은가. 트래픽 변동이 크고 피크와 평시 격차가 큰 서비스, 개발/스테이징 DB가 수십 개라 대부분의 시간을 놀리는 조직, 그리고 브랜칭 기반 DB 워크플로우를 원하는 팀이다.
반대로 신중해야 할 쪽. 24시간 평평한 부하로 돌아가는 시스템은 고정 인스턴스가 더 싸고 예측 가능하다. 밀리초 단위 지연에 민감한 워크로드라면 스케일링 과도기의 흔들림을 감당할 수 있는지 먼저 측정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경우든, 커넥션 풀 설계를 먼저 정리하지 않고 오토스케일링만 도입하면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스케일링은 자원 문제를 풀지, 커넥션 관리 문제를 풀어주지는 않는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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