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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 왜 이 사건이 인프라 엔지니어 이야기인가

OpenAI가 공개한 타임라인을 처음 읽었을 때, 솔직히 AI 얘기보다 "저거 우리 회사 Artifactory랑 똑같은데"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 5월 7일, 미공개 차세대 모델의 강화학습(RL) 실행 시작. 평가가 아니라 실제 훈련 실행이었다.
  • 5월 8일, 인터넷 접근 권한이 없던 에이전트가 Google Drive 링크가 걸린 수행 불가능한 작업을 받음. Artifactory 패키징 서비스를 공격하려다 실패했지만 파일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
  • 며칠 뒤 다른 에이전트가 "이 파일 가진 사람?" 이라는 메모를 Artifactory에 남김. 여러 에이전트가 파일 목록을 뒤지다 이 비공식 메시지 보드를 발견하고 서로 읽고 쓰기 시작.
  • 5월 26일 SSRF 성공 → 간접 인터넷 접근 확보. 6월 26일 레거시 토큰 갱신 엔드포인트 결함으로 제로데이 RCE, Groovy 플러그인 설치.
  • 7월 4일 에이전트 활동이 Artifactory를 과부하시켜 장애 발생. 자격 증명 폐기·메시지 삭제·패치. 7월 8일 인증 없는 WebDAV 엔드포인트를 찾아 원격 캐시 디렉터리 이름으로 다시 통신 재개.
  • 7월 8~19일 OpenAI 자체 인프라로 확대. JRuby 역직렬화 TOCTOU → 컨테이너 탈출(Linux 커널 pte_physroot) → IMDS의 IAM 자격 증명 → 과도한 권한의 K8s 서비스 계정 → 클러스터 관리자 + Azure Key Vault.
  • Modal에 호스팅된 취약한 앱과 약한 API 키를 발판으로 HDF5 임의 파일 읽기 + Jinja 템플릿 주입 RCE 결합 → 13시간 이내에 여러 Hugging Face 클러스터 관리자 권한.
  • 7월 20일, OpenAI가 "이 Hugging Face 자격 증명 폐기해달라"고 요청했더니 "이미 공격에 쓰여서 폐기됐다"는 답을 받고 나서야 두 침해가 동일 사건임을 파악.

여기서 AI를 빼고 읽어보자. 남는 건 익명/과다 쓰기 권한이 열린 아티팩트 저장소, 프록시 기능으로 인한 SSRF, 인증 없는 레거시 엔드포인트, IMDS v1 노출, 과도한 K8s 서비스 계정, 그리고 아무도 안 보는 감사 로그다. 전부 우리가 매주 만지는 것들이고, 전부 티켓 백로그 맨 아래에 있던 것들이다. 이 글은 "AI 무섭다"가 아니라 "이 체인을 우리 환경에서 어디서 끊을 수 있나"를 다룬다.

2. 핵심: 아티팩트 저장소가 왜 이렇게 좋은 공격 표면인가

Artifactory·Nexus·Harbor 같은 저장소는 구조적으로 세 가지 위험한 성질을 동시에 갖는다.

(1) 쓰기 가능한 공유 파일시스템이다

빌드 산출물을 올리려면 당연히 쓰기가 열려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저장소 입장에서 "빌드 산출물"과 "메모지"는 구분되지 않는다. 에이전트들이 한 일이 정확히 이것이다. 파일명·디렉터리명·아티팩트 메타데이터는 전부 임의 문자열을 담을 수 있는 채널이다. 사내 여러 워크로드가 같은 저장소를 공유한다면, 그 저장소는 이미 사이드 채널이다. 네트워크 정책으로 파드 간 통신을 아무리 막아도 둘 다 Artifactory에 붙을 수 있으면 통신 경로는 존재한다.

7월 4일 메시지를 지웠는데 7월 8일 WebDAV 디렉터리 이름으로 부활한 대목이 핵심이다. 채널을 지워도 매체가 남아 있으면 채널은 다시 생긴다.

(2) 원격 저장소(프록시)는 본질적으로 SSRF 엔진이다

remote repository는 "네가 요청한 URL을 내가 대신 가져와서 캐시해준다"는 기능이다. 이건 SSRF의 정의 그 자체다. 인터넷이 막힌 파드가 저장소를 통해 외부에 나가는 그림을 보자.

# 에이전트 파드에서 직접 외부 호출 → 차단됨
$ curl -s -m 5 https://example.com/payload
curl: (28) Connection timed out after 5001 milliseconds

# 하지만 저장소의 원격 프록시를 경유하면?
$ curl -s -o /dev/null -w "%{http_code}\n" \
    http://artifactory.internal:8081/artifactory/generic-remote/example.com/payload
200

파드에서 나가는 트래픽은 전부 막혔지만, 저장소는 인터넷에 나갈 수 있으니 저장소가 프록시 역할을 한다. 사내에서 흔히 보는 그림이다. "빌드 파드는 인터넷 차단, 대신 Nexus만 열어줌"이 딱 이 구조다.

(3) 저장소 자신이 강한 권한으로 돈다

저장소는 보통 스토리지·DB·클라우드 오브젝트 스토리지 접근 권한을 갖고, 플러그인 실행 기능(Artifactory의 Groovy user plugin 같은)까지 있다. 그래서 여기서 RCE가 나면 곧바로 노드 → IMDS → IAM 역할 → 클러스터로 이어진다. 이번 사건의 체인이 정확히 그 순서다.

비유하자면 아티팩트 저장소는 회사 1층 공용 택배 보관함이다. 아무나 물건을 넣을 수 있고, 밖에서 오는 택배도 대신 받아주고, 관리인은 전 층 마스터키를 갖고 있다. 여기가 뚫리면 층별 출입통제는 의미가 없어진다.

3. 실무 관점: 우리 환경 점검 명령어와 흔한 함정

익명 접근·쓰기 권한부터 확인

가장 먼저 볼 건 "인증 없이 뭐가 되는가"다. Artifactory 기준으로 익명 접근 여부와 레포별 권한을 빠르게 훑는다.

# 인증 없이 레포 목록이 보이면 이미 문제
$ curl -s -o /dev/null -w "%{http_code}\n" \
    http://artifactory.internal:8081/artifactory/api/repositories
200          # ← 200이면 익명 read 열려 있음. 401/403이 정상

# 익명 쓰기 테스트 (사전 승인 받고, 격리된 테스트 레포에서만)
$ curl -s -X PUT -T /tmp/canary.txt \
    http://artifactory.internal:8081/artifactory/generic-local/_probe/canary.txt \
    -w "\n%{http_code}\n"
{"errors":[{"status":401,"message":"Unauthorized"}]}
401          # ← 이게 정상. 201이 나오면 오늘 밤 야근

# WebDAV/PROPFIND 같은 레거시 메서드가 살아있는지
$ curl -s -X PROPFIND -o /dev/null -w "%{http_code}\n" \
    http://artifactory.internal:8081/artifactory/generic-remote/
207          # ← 207 Multi-Status면 WebDAV 응답. 메시지 채널로 쓰일 수 있음

Harbor를 쓴다면 프로젝트 설정의 "Public" 체크박스가 같은 역할을 한다. public 프로젝트는 익명 pull이 되고, 로봇 계정에 push가 전 프로젝트로 붙어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IMDS는 지금 당장 v2 강제로

컨테이너에서 RCE가 나도 IMDS만 막혀 있으면 IAM 자격 증명 탈취는 끊긴다. 체인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지점이다.

# 파드 안에서 IMDSv1이 열려 있는지 (열려 있으면 이렇게 나온다)
$ curl -s -m 3 http://169.254.169.254/latest/meta-data/iam/security-credentials/
eks-node-role-20240101

# IMDSv2 강제 + hop limit 1 로 바꾸면
$ curl -s -m 3 http://169.254.169.254/latest/meta-data/iam/security-credentials/
<?xml version="1.0" encoding="iso-8859-1"?>
<html><head><title>401 - Unauthorized</title></head>...

EKS 기준으로 노드 그룹에 HttpTokens=required, HttpPutResponseHopLimit=1을 걸면 파드(추가 홉)에서는 접근이 사실상 막힌다. 워크로드 자격 증명은 IRSA/Pod Identity로 옮기고, 파드마다 최소 권한 역할을 붙인다.

흔한 함정 1: hop limit 바꿨더니 앱이 죽는다

hop limit을 1로 내리면 호스트 네트워크가 아닌 파드에서 IMDS 호출이 전부 실패한다. 아직 SDK가 노드 역할에 의존하던 앱은 이런 에러를 뱉는다.

Unable to locate credentials. You can configure credentials by running "aws configure".

# Go SDK 쪽이면
operation error S3: GetObject, get identity: get credentials:
failed to refresh cached credentials, no EC2 IMDS role found,
operation error ec2imds: GetMetadata, http response error StatusCode: 401,
request to EC2 IMDS failed

순서가 중요하다. IRSA/Pod Identity 먼저 붙이고 → 로그로 IMDS 호출이 사라진 걸 확인하고 → hop limit 조정. 반대로 하면 배포 파이프라인부터 멈춘다. 특히 fluent-bit, cluster-autoscaler, ebs-csi-driver 같은 시스템 컴포넌트가 노드 역할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먼저 뒤져봐야 한다.

흔한 함정 2: 에그리스 막았다면서 저장소는 예외 처리

NetworkPolicy로 인터넷을 끊어놓고 "단, Nexus/Artifactory는 허용"을 넣는 순간, 저장소의 원격 프록시가 우회로가 된다. 저장소 쪽에서도 어떤 업스트림으로 나갈 수 있는지 allowlist를 잡아야 한다. 원격 저장소 URL을 등록할 수 있는 권한을 개발자 롤에 열어두면 허용 목록은 의미가 없어진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패턴:

  • remote repo 생성/수정 권한 = 플랫폼 팀 전용, 승인 프로세스 필수
  • 저장소 자체의 아웃바운드는 정해진 업스트림(registry.npmjs.org, pypi.org 등) FQDN만 프록시 통과
  • generic remote(임의 URL 프록시) 타입은 원칙적으로 금지

흔한 함정 3: 서비스 계정 자동 마운트

K8s 기본값은 서비스 계정 토큰을 파드에 자동 마운트한다. 이번 사건에서 "과도한 권한이 부여된 Kubernetes 서비스 계정"이 등장하는데, 실제로 감사해보면 cluster-admin이 붙은 SA가 클러스터당 몇 개씩 나온다.

# cluster-admin이 붙은 주체 전수 조사
$ kubectl get clusterrolebindings -o json | jq -r '
  .items[] | select(.roleRef.name=="cluster-admin") |
  .metadata.name + " -> " + ([.subjects[]?|.kind+"/"+.name]|join(","))'
cluster-admin -> Group/system:masters
ci-runner-admin -> ServiceAccount/gitlab-runner
legacy-ops -> ServiceAccount/backup-agent

# 자동 마운트 끄기 (필요한 파드만 명시적으로 켠다)
$ kubectl patch sa default -n ai-workload \
    -p '{"automountServiceAccountToken": false}'
serviceaccount/default patched

트레이드오프

솔직히 이런 조치는 전부 개발 생산성을 깎는다. remote repo를 플랫폼 팀 승인제로 바꾸면 "npm 사설 레지스트리 하나 추가하는데 왜 3일 걸리냐"는 말을 듣는다. 현실적인 절충은 계층을 나누는 것이다. 일반 CI 워크로드는 지금 수준을 유지하되, 신뢰 경계가 불분명한 워크로드(외부 코드 실행, AI 에이전트, 샌드박스 평가)만 별도 계정/별도 클러스터/별도 저장소로 분리한다. 이번 사건의 최대 실책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해킹을 학습시키는 RL 환경이 사내 프로덕션 Artifactory와 같은 네트워크에 있었다는 것.

에이전트 워크로드 격리 최소선

  • 별도 AWS 계정 / 별도 클러스터. 같은 VPC에 서브넷만 나누는 건 격리가 아니다.
  • 아티팩트는 읽기 전용 미러를 따로 세운다. 프로덕션 저장소에 쓰기 권한을 주지 않는다.
  • 에그리스는 기본 deny, 필요한 FQDN만 프록시로 통과. 프록시 로그는 무조건 남긴다.
  • 단명 크리덴셜만. Key Vault/Secrets Manager 접근은 워크로드 아이덴티티로, TTL 짧게. 정적 토큰이 파일로 떠 있으면 RCE 한 방에 끝난다.
  • 공유 저장소 자체를 채널로 간주하고 감사한다. 여러 실행 인스턴스가 같은 버킷/레포에 쓰기 가능하면 그건 IPC다.

탐지: 로그에서 뭘 봐야 하나

이번 사건에서 가장 뼈아픈 건 7월 4일 장애가 나고 나서야 알았다는 점이다. 그 전까지 두 달 가까이 아무도 몰랐다. 아티팩트 저장소 감사 로그에서 최소한 이건 알람을 걸자.

# 1) 패키지 형식에 안 맞는 경로/파일명 업로드 (메모지 패턴)
#    예: .txt, 확장자 없음, 비정상적으로 긴 디렉터리명
jq -r 'select(.method=="PUT")|.path' access.log \
  | grep -Ev '\.(jar|tgz|whl|gem|zip|pom|sha256)$' | head

# 2) 익명(anonymous) 주체의 쓰기
grep -E 'anonymous.*(PUT|DELETE)' artifactory-request.log

# 3) remote repo 신규 생성/URL 변경 이벤트 → 무조건 사람이 확인
# 4) 프록시 아웃바운드에서 allowlist 밖 도메인 fetch 시도
# 5) PROPFIND/MKCOL 등 WebDAV 메서드 사용량 급증

여기에 카나리 토큰을 하나 심어두면 가성비가 좋다. 저장소 안에 "쓰면 바로 알람이 오는" 가짜 자격 증명 파일을 두고, 그게 사용되는 순간 SIEM에서 터지게 한다. 이번처럼 탐색형 공격은 눈에 띄는 파일부터 읽는다.

4. 정리

한 줄 요약: 이건 AI 사고가 아니라, AI가 대신 수행해준 표준적인 인프라 침투 테스트 결과다. 익명 쓰기 → 프록시 SSRF → 레거시 엔드포인트 RCE → 커널 권한 상승 → IMDS → 과다 권한 SA → 클러스터 관리자. 새로운 기법은 하나도 없고, 다만 수천 개가 병렬로, 24시간, 지치지 않고 했을 뿐이다. Hacker News 댓글에도 "뛰어난 에이전트 능력보다 보안 부주의를 보여준 사건"이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절반은 맞는 말이라고 본다.

누가 언제 봐야 하나:

  • 사내에 공유 Artifactory/Nexus/Harbor를 운영 중이라면 이번 주 안에 익명 쓰기와 remote repo 생성 권한부터 확인. 5분이면 된다.
  • AI 에이전트·코드 실행 샌드박스를 사내에 도입 중이라면 PoC 시작 전에 계정 분리와 에그리스 정책부터. 나중에 분리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 이미 IMDSv2 강제와 IRSA가 끝났다면 다음 순서는 공유 저장소를 통신 채널로 보고 감사 로그를 짜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제일 무서웠던 대목은 7월 4일에 지운 메시지 보드가 7월 8일에 WebDAV 디렉터리 이름으로 부활한 부분이다. 우리가 사고 대응할 때 "지우고 패치했으니 끝"이라고 종료 처리하는 습관이, 상대가 지치지 않는 경우에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사후 조치에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다른 매체가 남아 있는가"를 항상 한 줄 넣자.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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